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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를 위해서

#8 초기 신생 스타트업 조직에서의 직위와 승진 프로세스

초기 스타트업에는 멤버들의 직위를 매기기가 애매하고, 직위가 있더라도 사실상 거의 유명무실한 수준일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능력이 되는 한 모든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어, 명확한 역할을 분배하는 것 조차 애매하다. 하지만, 직위는 어쨌든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이다. 신생 기업의 창업자들이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대목이다. 


* 직위는 조직의 약속이다.


관료적인 속성에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스타트업 조직이 많지만, 결국 직위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직위를 통해 멤버들은 서로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식별하고, 자신의 임무를 누가 도와줄 것인지 파악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외부 조직과 소통할 때, 효율적인 코웍을 위해 필요하다. 


그 밖에도 이유는 많다. 해당 직원이 조직을 떠날 때, 자신의 커리어를 이야기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이며, 자신의 가치를 다른 멤버와 비교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사회적으로도 직위를 지닌다는 것은 중요하다.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직위를 부여해주는 것은 좋다.  


* 피터의 원리


하지만, 많은 조직에서 직위와 관련해 문제를 겪기도 하는데, 누군가가 역량에 맞지 않게 높은 직위를 가진 이를 바라보며 읊조리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에 대해 로렌스 J. 피터와 레이먼드 헐이 1969년에 출간한 '피터의 원리'를 참고해보자.


'피터의 원리'란 조직의 구성원들이 유능하게 일을 하는 동안은 승진을 계속 하지만, 언젠가 더 이상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직위까지 오르게 되고, 결국 그 위치에서 맴돌게 된다는 이론이다. 사실상 특정 인재가 어느 단계까지 소화할 수 있고, 그 단계에 이르렀을 때 무능함을 드러낼 것인지는 시켜보기 전에 알 수 없는 것임으로, '피터의 원리'는 겪을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진통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피터의 원리'가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점은 해당 인물이 무능한 관리자가 되었을 때, 부하 직원들이 그 관리자에 대해 평가를 하기 시작하고, 무능한 관리자의 역량을 기준삼아 자신의 역량이 그에 준한다고 판단되면, 자신도 해당 지위로의 승진을 요구함과 더불어 관리자의 오더에 불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부하 직원들은 무능한 상사에게 더 이상 배울 것도 없다고 판단하고, 상사의 역량 수준까지만 성장할 것이며, 조직 전반적으로 수준이 하향평준화되는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른다. 


이는 승진 프로세스 설계의 어려움과 더불어 직위 부여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 승진 프로세스의 중요성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장 공평하고, 효율적인 승진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승진 프로세스의 목적은 해당 직위의 품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책임과 권한의 효과적인 배분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승진 프로세스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들을 점검해야 한다. 


1) 해당 포지션에 대한 명확한 Job-Description


특정한 직위를 차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확한 최소 역량 기준이 필요하다. 이것은 추상적인 개념을 명기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확실한 개념에 대한 내용이다. 가령, CTO가 되기 위해서는 JAVA와 안드로이드, Python과 JSP 등에 능통해야 한다는 식이다. '리더십이 있고, 개발력이 뛰어난' 추상적인 역량의 인재가 CTO가 되어서는 안된다. 해당 기술을 갖춘 인재가 CTO가 되야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직위에 대해서는 상당히 어렵다. 경영적인 부분이나, 비즈니스 개발 같은 영역에서는 각 부분이 단순히 수치로서 표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각 멤버들과 CEO의 합의 하에 최대한 자세한 최소 역량 기준을 만들어내는 수 밖에 없다. 


2) 공식적인 프로세스 설립


승진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식화되어 회사 전체에 균등하게 작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개인의 단순 재량에 의해 모든 승진이 결정된다면, 초기 조직에서 불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승진 프로세스에 대해 투명하게 알고 있으며, 자신들 역시 투명하고 공정하게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많은 스타트업에서 공식적인 승진 프로세스를 설립하는 것을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뒤로 미루고 있는다. 실질적으로 승진이나 실적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고 있지만,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된다면, 승진 프로세스는 정치적인 행위에 대해 매우 취약해진다. 자신의 성과 및 여러가지 부분을 큰 목소리로 어필하는 직원일 수록 승진이 용이해질 뿐이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실적과 보수 평가 정책을 세워야 한다. 봉급 인상과 직위 책정, 주식 지급에 대해서도 가장 공정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고심해야한다. 따라서, 성과 및 보수 측정, 승진 프로세스는 이사회 및 내부적인 승인 단계를 만들고, 창업멤버 혹은 임원들로 구성된 정기적인 심사회의를 열어 공적이고 확실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 밖에도 직위체계와 승진 프로세스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각 임직원들의 욕망을 효과적으로 일치시켜 조직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이러한 점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써야 효과적이고 올바른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