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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문화예술

영화 '빅 쇼트(Big Short)'를 통해 세상 바라보기 영화 '빅 쇼트(Big Short)'는 지난 2008년 미국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경제 재앙이였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4명의 주인공이 이를 미리 감지하고 투자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사실 이미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화려한 홍보 포스터에 드러난 "돈 벌 준비 됐죠?" 같은 마치 영화 '기술자들'이나 '도둑들' 같이 엘리트 팀 조직이 기분 좋게 문제를 해결하는 신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그렇게 호기로운 영화는 아니다. '빅 쇼트'는 오히려 재난 영화 같은, 혹은 세태를 고발하는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무언가 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글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조절해서 읽기 바란다. 1.. 더보기
낯설음 속의 차가운 낯익음, 영화 '터미널' 영화 '터미널'의 낯설음 '삶은 기다림'이라는 슬로건이 포스터에 적혀있는 것처럼, 영화 '터미널'은 기다림이라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만, 그 기다림이라는 것이 종류에 따라 보는 이에게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주인공 '빅터'가 겪는 기다림은 조국과 아버지와의 약속, 그리고 로맨스이다. 기다림이라는 것은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이다. 유쾌한 기다림도 있지만, 불안하고 초조한 기다림이 대부분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무언가를 원하지만, 그것을 얻는 시기가 먼 훗날에 다가오는 것을 의미한다. 또는 다가올 수도 있고,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기약없는 기다림'이라고 한다. 어찌되었던 두 종류의 기다림은 모두 낯설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며, 익숙한 것도 아니다. 영화에서는 생전 처음 방문하는 거대한 최.. 더보기
일본 카바쿠라 문화, 개방적 성 문화에 대하여 (1) 일본인들의 성문화 형성 배경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서 일본이 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국가라는 것은 충분히 알려져 있다. 일본은 오사카 시내 한복판에도 호스트바 광고가 붙어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 역시 호스트바가 존재하긴 하지만, 미성년자는 범접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장소로 통한다. 하지만 일본은 드라마에서도 호스트를 다룬 내용이나, '캬바쿠라'를 다룬 영화,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까지 존재한다. 일본 여학생이 가장 하고 싶은 직업 1위로 캬바쿠라걸이 선정되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야말로 성에 대해 열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은 흔히 ‘성진국’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성’에 대해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성문화 형성의 배경을 크게 종교적인 요인, 제도적인 요인, 민속적인 요.. 더보기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미래를 예측하는건 눈 감고 어두운 밤거리를 차를 몰고 달리는 것과 같지. 그것도 한 점 불빛없이... 차 뒷 유리만 보고 말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바로 직접 만드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경영학의 선지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1909년 11월 19일 ~ 2005년 11월 11일)는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미국인이며, 작가이자 경영학자이다. 본인 스스로는 “사회생태학자(social ecologist)”라고 불렀다. 그의 저서들은 학문적으로나 대중적으로 널리 읽혔는데 주로 어떻게 인간이 사업과 정부기관과 비영리단체를 통하여 조직화되는가에 대한 탐구에 관한 내용이었다. 분권화, 민영화, 권한위양, 지식노동자, 학습조직, 목표관리, 수평조직 등 오늘날 일상.. 더보기
호암 이병철, 삼성을 건설하고 사업보국을 실현하다 “이 회장께선 전경련 회장이었다. 젊은 기업인에게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강연 초안을 만들고, 다시 고치는 과정을 석 달 동안 하셨다. 원고가 완성되었는데도 아침마다 저를 불러서 읽으셨다. 나중에 알았다. 사람을 앞에 두고 강연 연습을 하신 거 였다. 또 갑자기 ‘강연장에 가서 사진을 찍어오라’고 했다. 나중에 보니 강의장의 병풍과 내부 모습을 보고, 거기에 맞춰 양복 색깔을 고르셨다. 그만큼 철저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말이 있지만, ‘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는 사람을 보고 건너라’는 느낌이 들 만큼 일처리가 치밀하신 분이셨다.“ 호암 이병철에 대해서 말하다 이병철(李秉喆, 1910년 2월 12일 ~ 1987년 11월 19일)은 대한민국의 기업인, 상인으로 제일제당과 삼성그.. 더보기
"모든 비즈니스는 예술이다", 앤디 워홀 “비지니스에서 성공하는 것은 가장 환상적인 예술이다. 히피가 유행하던 시절, 사람들은 비즈니스의 개념을 격하했다. 그는 ‘돈은 더러운 것이다’ 또는 ‘일하는 것은 추하다’ 라고 했다. 그러나 돈 버는 일은 예술이고, 일 하는 것도 예술이며, 돈 잘버는 비즈니스가 최고의 예술이다.” 앤디 워홀의 생애 1928년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은 슬로바키아(당시는 체코) 이민자의 가정으로 위로 두 명의 형이 있었고, 부모님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그 자신도 평생 교회를 다녔다. 육체 노동자였던 아버지는 1942년 앤디가 14세 때 사망 후 어머니 줄리아가 혼자 아들들을 키운다. 앤디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지역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카네기 공과 대학(현재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상업 예술을 전공.. 더보기
닉 부이치치, 그의 아름다운 삶...그리고 희망의 전도사 “힘닿는데까지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배워야할것이 있으면 열심히 공부해라.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이편에서 문을 부수고라도 소망하는 인생을 손에 넣으라.” “실패로 좌절을 맛 봐야지만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며,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지만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내 자신을 만들며,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내 자신만이 노력 끝에 성공을 맛본 내 자신을 만든다. 한번에 열 계단을 오르긴 어려운것처럼 단숨에 정상에 오르긴 어려울것이다. 그런고로 지금은 성공을 맛 본적 있는 내 자신을 만들기 위해 실패를 맛보고 좌절을 맛 봐야 한다.” “넘어져 있는 상태가 일어나 있는 상태를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 이였던 것 처럼, 분명 인정해야 할 것은 행복하지 못한 상태가 행복한 상태를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이기.. 더보기
'키질하던 어머니는 어디 계실까', 잊혀진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 한국 전통문화를 아름답게 엮어내 2004년부터 9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2012년 12월 3일 현재 2,423회) 인터넷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써서 1만여 명에게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푸른솔겨레연구소를 이끄는 김영조 소장이다. 그가 2011년에 펴낸 《하루하루가 잔치로세》는 날마다 하나씩 우리 문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책으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되었다. 이번에 나온 《키질하던 어머니는 어디 계실까》는 그동안 소개했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주제별로 엮었다. 풍속부터 먹거리, 옷과 꾸미개, 민속품, 미술, 국악, 조선 철학, 24절기와 명절까지 각 장에서 우리 옛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나긋나긋하고 재미난 말로 풀어냈다. 한 편씩 읽다 .. 더보기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로도 유명한 마르셀 에메의 소설 '벽을 드나드는 남자'는 마르셀 에메의 다섯 개의 단편집 중 하나이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에메는 짧은 이야기, 특히 상상력과 특이한 인물을 독창적으로 창조하여 위트와 아이러니를 조합시키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주인공 뒤티유욀은 그 누구보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사는, 아니면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비범해보이는 그런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마흔 살이 넘어서 자신에게 어느 누구도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한 능력,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자신의 비상한 능력을 깨닫고 '능력'을 없애고 싶어하지만 결국 그 '능력'을 사용하게 된다. 자기의 존재감을 한 번 더 사람들에게 인지시키고 자기는 위대하다는 것.. 더보기
미야자와 켄지의 세계,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구스코 부도리의 삶, 그 속에서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에서는 미야자와 켄지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다. 사람과 동물, 식물, 바람, 구름 별, 태양 등의 삼라만상이 서로 조화로운 모습을 보이며 교감한다. 자연물들과 생명체들의 자유로운 교감은 넌센스적인 요소가 아니라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는 어쩌면 켄지의 삶과 같다. 주인공 구스코 부도리는 가뭄을 막는 방법을 연구하며,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고 비를 내리게 하는 등 농민에게 사랑과 헌신을 베풀며 세계를 이루는 자연물들의 조화와 교감을 이룬다. 그리고 부도리 역시도 여동생 네리를 다시 되찾게되어 작품 세계에서 본인의 삶과 요소들의 삶을 회복시키는, 외적, 내적 균형을 이룬다. 이후 조화로운 세계를 위협하는 요소가 등장하지만, 마지막까지도.. 더보기
미야자와 켄지와 그의 작품세계 자연과 희생, 그리고 종교 ‘미야자와 켄지’, 비교적 부유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한 농민들을 위한 헌신적인 삶을 살아왔다. 그는 남들이 갖지 않았던 농민에 대한 연민과 그것을 확장시킨 그들에 대한 복지를 위해 힘썼다. 그는 농민의 삶을 알고 싶어 다니던 농학교를 퇴교하고 라스지인협회를 설립해 농업과학 연구와 농사지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스스로 농업활동을 벌였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농업과학의 연구와 농업예술의 필요성 등을 알리며 농민들의 삶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작가이자 시인으로서 켄지는 고향인 이와테(岩手)현의 평온한 농토와 습지에서 기복이 심한 산 속까지 발길을 멈추지 않고 다니며 자연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농업에 대한 전언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과는 다르게 오히려 그.. 더보기
영화와 소설, 장발장과 레미제라블로 보는 죄의식 소설 '레 미제라블'을 말하다 영화 '레 미제라블'은 한국에 '장 발장'으로 번역되어 출간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당시 빅토르 위고는 이렇게 회상한다. “1861년 6월 30일 아침 8시 30분, 창문 너머로 비쳐 드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나는 ‘레 미제라블’을 끝냈다네. 이제는 죽어도 좋아.” 젊은 시절부터 사회 고발 소설을 구상했던 위고는 1845년부터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가 16년 만에 망명지인 건지 섬에서 탈고했다. “단테가 시에서 지옥을 그려냈다면, 나는 현실을 가지고 지옥을 만들어내려 했다.” 집필 당시에는 제목이 ‘레 미제르’(Les Misères, 비참함)였지만, 나중에는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 불쌍한 사람들)로 바뀌었다. 주인공 이름 역시 원래는 ‘장 트레장’(Je.. 더보기
Eagles-Hotel California, 그것이 전하는 메세지 'welcome to the hotel california, such a lovley place' Eagles - Hotel california 우리에게는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로 매우 널리 알려진 밴드다. 하지만 ‘호텔 캘리포니아’는 낭만적인 곡도, 사랑을 노래하는 가사도 아니다. 의외로 가장 미국적인 그룹이지만 그들의 역정과 노래속에는 미국찬양이 없다. 독수리는 미국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또한 독수리들(이글스)이 추구하는 컨트리록도 가장 미국적인 음악이다. 16세기초 신대륙(북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유럽인들은 세월을 거치면서 이 지역을 정복해나가는 동안 원주민의 블루그래스 음악을 변형시켜 미국의 전통음악 포크를 만들었고 여기에 리듬감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해 컨트리앤웨스턴.. 더보기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자본주의의 또 다른 해석을 그리며 자본론은 마르크스가 지은 경제학 서적으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내적구조와 운동법칙을 자세히 서술하고, 이 체제의 내적붕괴의 경향을 도출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 법칙을 노동력의 상품화라는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다. 어렵게 들릴 수 있는 자본론에 대해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가 매우 수월하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개념을 설명한다. 아마도 마르크스라는 인물을 떠올리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해서 먼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자본론에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가 있지 않고, 오직 자본론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데, 쉽게 생각해서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본을 논하고 자본주의를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과거와 .. 더보기
김태촌 사망, 그리고 서방파...우리나라 조직폭력 문화의 계보 폭력조직 두목, 김태촌의 삶 5일 숨진 김태촌(64)씨는 1970∼1980년대 국내 주먹계를 평정했던 인물이다. 김씨가 이끄는 '범서방파'는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와 함께 한때 전국 3대 폭력조직으로 꼽혔다. 1975년 전남 광주 폭력조직인 서방파의 행동대장을 시작으로 폭력세계에 발을 들인 김씨는 1977년 활동 무대를 서울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러 군소 조직들을 제압하며 세력을 키웠다. 이후 정·재계는 물론 연예계까지 인맥을 넓히며 활동하다 조직원들을 시켜 뉴송도 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황모씨를 흉기로 난자한 사건을 계기로 유명해졌다. 당시 검찰이 김씨에게 1ㆍ2심 재판 모두 사형을 구형했을 정도로 김씨와 조직원들의 범행은 잔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5년에 보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