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하는건 눈 감고 어두운 밤거리를 차를 몰고 달리는 것과 같지. 그것도 한 점 불빛없이... 차 뒷 유리만 보고 말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바로 직접 만드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경영학의 선지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1909년 11월 19일 ~ 2005년 11월 11일)는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미국인이며, 작가이자 경영학자이다. 본인 스스로는 “사회생태학자(social ecologist)”라고 불렀다. 그의 저서들은 학문적으로나 대중적으로 널리 읽혔는데 주로 어떻게 인간이 사업과 정부기관과 비영리단체를 통하여 조직화되는가에 대한 탐구에 관한 내용이었다.
분권화, 민영화, 권한위양, 지식노동자, 학습조직, 목표관리, 수평조직 등 오늘날 일상화되어 있는 경영용어들이 모두 드러커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것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는 경영학의 초창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반세기가 훨씬 넘는 세월 동안 경영학의 기본적인 골격과 이론적 토대를 구축해 온 학문의 태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가 전성기를 지난 구시대의 학자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는 경영학의 주요한 전환기마다 핵심적인 개념을 안출해 낸 혁신적인 경영학자이며, 90세가 넘는 지금까지도 미래를 내다보는 날카로운 혜안을 보여주고 있다.
드러커는 경영학 초기의 거장이면서도 과거 업적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미래를 내다본 인물이었다. 이런 점에서 그는 피카소가 초기 청색시대, 입체파시대, 추상적 표현주의 등 하나의 사조를 완성하면 그에 만족하지 않고 곧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것을 연상시킨다. 또한 그는 경영과 사회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이를 통해 보다 장기적인 흐름을 읽어내는 책임있는 예측을 하였다. 요즘 일시적인 유행을 엄청난 트렌드로 침소봉대하다가 유행이 지나면 또 다른 키워드를 찾아 다니는 말초적인 경영평론가들과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그의 깊이는 이런 자세에서 유래한다.
현대 경영학의 기초를 닦다
피터 드리커는 현대경영학을 창시하고 체계적으로 수립한 경영학자로 평가받는다.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기업이라는 조직을 정의하였고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조직으로 보았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경제적 조직이지만 또한 사회공동체적 조직으로서 역할한다고 주장하였으며, 경영(Management)이라는 분야를 학문으로서 새롭게 확립하는데 기여했다.
그가 활동하던 초기만 해도 아직 경영학의 학문적 기반은 일천하였으며 테일러, 포드 등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드러커는 유럽에서 정통 학문을 배운 지식인으로서 경영이 단순히 장사꾼만의 관심이 아니라 사회과학의 연구대상이라는 점을 밝히고 경영학의 이론적 기초를 닦는 중요한 작업을 하게 된다. 그는 ‘경제인의 종말 - The End of Economic Man’(1939), ‘산업인간의 미래 - Future of Industrial Man’(1942)라는 초기 저작을 내놓았다.그의 저작은 학계로부터 조롱을 받기도 했는데 이는 당시 기업이란 영리추구 집단에 불과하며 학문이 이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오늘날의 경영학이 사회적으로 누리고 있는 인기를 생각할 때 격세지감이 있으며, 경영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드러커의 선견지명과 업적을 높이 평가하게 된다.
그는 GM에 대한 광범위한 사례 연구를 통해 기업경영의 성공요인으로 분권화를 제시하였다. 이는 당시 중앙집권적인 피라밋 구조를 채택하고 있던 대부분의 기업에게는 충격적인 메시지였다. 포드, 제러럴 일렉트릭 등 당시의 거대기업들은 드러커의 조언을 신속하게 도입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드러커는 또한 당시를 풍미하는 어셈블리 라인(여러 제품을 모아 하나의 제품으로 조립하여 가는 컨베이어 시스템)의 개념을 통박하고 종업원이 부품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자율적 조직을 만들 것을 강조했다. 종업원에 대한 인간존중 자세가 단순히 윤리적 명제가 아니라 생산성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는 것은 드러커가 평생 견지해 온 사상으로 그는 이것을 후기에 ‘지식근로자’라는 개념으로 구체화하게 된다.
최고 경영자에게 지침을 내리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기업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이라고 하는 반면 피터 드러커는 '영리를 추구한다'는 말이 '기업'에 대해 정의하는 데 적합하지 않으며, 기업의 존재 이유는 '고객'이며 목적은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피터 드러커의 경영관으로 기업의 경영의 중심에 고객을 두고, 근로자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시키려 했다는 점이 피터 드러커가 현대 경영학에 남긴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의 저작들은 20세기 후반의 많은 변화들을 예측하였는데, 이를테면 민영화와 분권화, 일본 경제의 발전, 사업에서의 판촉(marketing)의 중요성, 정보화 사회의 발현과 평생 교육의 필요성들에 대해 역설하였다. 1959년에 그는 지식 노동자라는 개념을 고안하였는데 만년의 그는 다음 세대 경영에서의 지식 노동의 생산성에 대해 고찰하였다.
드러커는 특히 목표관리, 전략경영, 비전이라는 개념을 통해 경영학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 1954년에 펴낸‘경영의 실천-The Practice of Management’이란 저서에서 그는 기업의 장기전략은 단기적 목표로 분해되어 종업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기업 전체의 목표가 아무리 거창해도 이것이 라인의 말단 근로자에게까지 구체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과업으로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는 얘기다.
목표관리란 결국 종업원 개인이 상사와 함께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수행해야 할 목표를 정하고 평가를 받는다는 개념이다. 목표관리와 분권화를 연결하는 ‘비전의 공유’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즉 비전이 명확하면 조직 구성원들은 상사가 통제를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개인과 조직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조직구성원들을 다단계의 피라밋 조직을 통해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스스로 일하도록 고취하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는 비전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 역시 드러커가 최초로 던진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비전형 경영자는 조직을 최적화 시킬 수 있으므로, 경제적 재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관리함으로써 경제적 성과를 산출할 수 있으며 나아가 인간의 생활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높은 수준의 생산과 소비는 인간 생활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미래에는 지식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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