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의 성문화 형성 배경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서 일본이 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국가라는 것은 충분히 알려져 있다. 일본은 오사카 시내 한복판에도 호스트바 광고가 붙어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 역시 호스트바가 존재하긴 하지만, 미성년자는 범접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장소로 통한다. 하지만 일본은 드라마에서도 호스트를 다룬 내용이나, '캬바쿠라'를 다룬 영화,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까지 존재한다. 일본 여학생이 가장 하고 싶은 직업 1위로 캬바쿠라걸이 선정되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야말로 성에 대해 열려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은 흔히 ‘성진국’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성’에 대해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성문화 형성의 배경을 크게 종교적인 요인, 제도적인 요인, 민속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다각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종교적 요인을 살펴보면 종교가 국민정서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여, 성에 대한 종교의 규제 유무가 그 민족의 성문화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일본의 종교는 크게 신도와 불교로 나누는데, 신도는 성에 대한 엄격한 계율이 존재하지 않고, 일련의 관용적 룰도 적용되지 않아 성에 대하여 상당히 관대한 입장이다. 불교 또한 승려에게는 엄격한 계율이 존재했으나 일반 신자인 국민 대중의 성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더구나 승려에 대한 계율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종교가 성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찰이나 신사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종교행사가 민중에게 성해우이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여 자유스런 성풍속을 조장한 면이 강하다고 생각된다.
이에 반하여, 크리스트교는 간음하지 말라는 교리 아래 부부간의 섹스 이외에는 일체의 성교섭을 금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도시대 초기를 전후하여 일본에서 서양 선교사들이 선교활동을 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일본의 혼인 제도적인 요인 역시 지금의 성문화 형성에 밑거름이 되었다. 고대 일본의 혼인 제도로 부부가 한 집에서 동거하지 않고 남편이 아내의 집을 방문해서 하룻밤의 섹스를 하고 아침 일찍 돌아가는 쓰마도이콘이라는 것이 있었다. 또 남자가 여자의 집을 방문하여 요바후(구혼)하고 여자가 그것을 받아들여 섹스를 하면 그 자리에서 결혼은 성립되었다. 이 쓰마도이콘 제도하에서는 자연스럽게 일부다처제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민속적인 요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우타가키는 고대 일본에 존재했던 일종의 성해방 축제라고 볼 수 있다. 봄과 가을에 길일을 택하여 특정한 산지나 들판이나 거리 등에 미혼 기혼의 많은 남녀가 모여 울타리처럼 둘러서서 밤을 지새우며 구혼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어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골라 자유로운 섹스를 즐겼다고 하는데 이에 관한 노래가 『만요슈』나 『니혼쇼키』에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종교, 혼인, 민속적인 요인에 따라서 일본은 지금의 개방적인 성문화를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일부다처제였지만 우리나라는 유교적인 정서가 예부터 지금까지 지배적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성에 관련한 도덕적 잣대가 지금에는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과거의 개방적인 성문화가 그다지 제지를 가할만한 영향력있는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았고, 일본의 가장 지배적인 정서인 ‘신도’에서는 천황을 신으로 생각하는 사상을 제외하고 민간에 일본인으로서 천황의 신민으로서의 역할빼고는 그 어떠한 교리도 강조하고 있지 않으므로 지금까지 그 풍속이 이어져 왔던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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