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타트업과 경영

IT 산업의 고용 환경·근무 환경과 추세


IT 산업의 부가가치가 날이 갈수록 커져가면서, 전세계의 경제성장과 새로운 혁신은 IT 산업계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변화하고 성장하는 IT 산업계에서 고용환경과 근무환경 또한 변화하고 있으며, IT 산업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또한 흐름과 변화에 적응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것은 비단 IT 산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숙명과도 같은 일인 것이다. IT 산업계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의 고용 환경을 바라보면 우리는 미래에 대해 약간이나마 예상할 수 있다. 


1. IT 산업의 정의와 현황


1.1. IT 산업의 정의


IT 산업이란, IT(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자로서 정보기술 산업을 의미한다. 여기서, 정보기술이라는 것은 전기 통신·컴퓨터·소프트웨어·인터넷·멀티미디어뿐만 아니라, 기술 디바이스, 드론, IoT(Internet of Things) 등과 같이 첨단 기술이 포함된 하드웨어 장비도 통칭하고 있으며, 정보화 수단에 필요한 유형·무형의 기술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통칭할 수 있다.


1990년대 들어서 전세계적으로 비약적으로 발달한 IT 산업은 국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며, 핵심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대 김영삼 정부와 2000년대 초반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들어서 인터넷 보급이 본격적으로 확산 되었으며, ‘정보통신부’ 발족 및 이동통신 보편화·정부기관 웹서비스 구축 등 여러 제도적, 행정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국내의 경우 IT와 제조업의 융합이 빠르게 확산됐고, 하드웨어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성장 발판이 마련됐으며, FTA·WTO 등 세계 무역의 개방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IT 기술을 갖추고 해외 진출을 모색할 수 있었다. 


본지에서는 IT 산업 분야 중에서도 첨단 기술 및 소프트웨어 기업 등을 IT 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이와 관련된 현황 및 환경에 대해 분석할 전망이다. 


1.2. IT 산업의 현황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소프트웨어 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8% 증가한 1조2692억 달러이며, 전체 ICT 시장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4.2%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림 1-1] 국내 SW 시장규모 현황 및 전망 


특히, [그림 1-1]을 보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8% 성장한 110억 달러로 전 세계 시장의 1% 수준을 기록했고, 이중 국내 소프트웨어 생산은 전년 대비 2.4% 성장한 36조4000억 원을 기록하였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규모는 아직까지 미약하지만, 세계적인 산업의 성장 흐름은 IT 산업에 있으며, 그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산업은 점차 더욱 중요한 분야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림 1-2] 국내 GDP에서 SW 산업의 차지 비중 


국내 GDP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림 1-2]를 참고하면, 지난 2014년에 GDP 대비 26%가 IT 산업에서 발생했으며, 지난 해에는 GDP 대비 27.3%로 1.3% 성장한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그림 1-2]에서 확인되지 않는 1995년부터 2009년까지 사이의 IT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5.93%로, 우리나라 전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인 4%대의 3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것은 IT 산업이 국가 경제를 크게 이끌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1.3. IT 산업의 노동 환경 특수성


IT 산업은 규모 면에서 전 산업의 평균성장률을 크게 웃돌아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고용 측면에서는 전 산업 평균 성장률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는 등 대조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IT 산업의 고용 감소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IT 서비스업의 비중 감소와 IT 제조업의 기술발전에 따른 생산성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적인 IT 산업 생태계의 특성상 비약적인 산업의 성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IT 제조업의 기술 발전과 생산성에 의한 고용률은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 1-3] [그림 1-4] SW산업 인력 현황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높은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증가율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1-3]과 [그림 1-4]에서 볼 수 있듯, 2010년 증가율은 약 9%로, 2009년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은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가 아주 작은 인원으로도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생산성이 매우 높은 특수성에 기인한다. 전통적인 산업이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다면, 소프트웨어 산업은 소수의 작은 지식 노동자들만으로도 수 백조 가치의 기업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1-5] 애플, 구글, MS, Sony, 삼성전자의 근로자 수 


이는 [그림 1-5]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같은 IT산업의 기업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중심적인 기업인 Google, Microsoft보다 제조업 중심적인 기업인 Sony, 삼성전자의 고용자 수가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특히, Google의 기업가치는 삼성전자의 2배 이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소프트웨어 산업의 고용 특수성은 명확하게 확인된다.


2.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고용 환경


2.1. 실리콘밸리의 고용 환경


전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장 발달한 곳은 바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이다. 기업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즐비해 있으며, 각종 소프트웨어 기술과 혁신이 태동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가 ‘롤모델’로 삼고 벤치마킹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상 소수의 노동자들로도 수 조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계속적으로 혁신적인 고용 환경을 만들어가며 변해가고 있다. 


 


[그림 2-1] 실리콘밸리의 평균명목임금 


[그림 2-1]에서 볼 수 있듯, 소수의 지적 인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실리콘밸리의 평균적인 연봉 상황 또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평균 명목 임금은 2014년 100,983달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샌프란시스코의 평균 임금, 89,085달러와 미국 전역의 평균임금, 58,623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실리콘밸리는 연봉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여러 국가 및 산업 분야와 차이가 있다. 소수의 지식 노동자만으로도 유지되는 만큼, 높은 급여 수준과 놀라운 복지수준, 업무의 강력한 자유도가 보장된다. 전문적이고 실무적인 노동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업무에만 집중 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성과주의와 낮은 고용 안정성 또한 뒤따른다. 업무가 대단히 자유롭고 파격적인 지원이 뒤따르는 것만큼 곧바로 성과를 이루어야 하며, 성과가 따르지 못하면, 언제나 해직 통보를 받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평균 근속연수는 2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에 꾸준히 좋은 인재들이 유입되는 데에는 자유로운 이직 문화와 인력에 대한 높은 대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설령 해고가 되더라도, 곧바로 채용 제의가 들어오며, 엔지니어는 크게 우대 받는다. 이직을 하더라도 오히려 더 좋은 근무 조건을 제안 받기도 한다.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연봉과 주식 배당, 사내 요가 수업과 화려한 식사 제공 등 각종 지원을 제안하며, 최고의 인재들을 유치하려 노력한다. 이러한 문화 아래에 실리콘밸리에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



2.2.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고용 환경


국내 IT 산업계의 고용 또한 계속해서 진행 중이며 특히 고용증가가 뚜렷한 분야는 소프트웨어 및 정보 서비스 분야이다. 이렇게 계속해서 고용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종사자의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인 급여 수준이 직업 전문성 및 노동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함을 의미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평균 임금은 약 3500만원에 불과하며, 고용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전문가 및 기술직 급여의 상대지수는 135로 평균보다 35%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경우 2011년 기준으로 상대지수는 224에 달하는 등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IT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여전히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조직문화가 남아있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동자들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근무시간과 엔지니어에 대한 낮은 처우는 생산성을 떨어트리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아울러, 이직에 대한 엄격한 시선은 고용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고, 딱딱한 고용 환경을 유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첨단기술이 중요시되는 업종의 경우 특히 근로계약서 작성시 `일정기간 내 동종업체 취업금지'를 명시한 서약서를 쓰도록 하며, 이직을 제한하고 있다. 


[그림 2-2] SW 개발자 직무수명 단축요인


위의 [그림 2-2]에서 볼 수 있듯, 실제로 높은 수준의 노동강도와 낮은 임금이 고용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질적으로 노동 수준 대비 낮은 대우는 고급 인력들이 국내 IT 시장을 떠나게 만들고, 미래의 인재들이 IT 산업계를 기피하게 만듦으로써, 고급 인력의 공급의 부족을 초래하고, 역량의 수준이 떨어져 낮은 대우가 발생하는 등 반복되는 악순환을 낳는다. 


3. IT 산업계 고용 환경의 미래


국내 IT 업계의 고용 환경은 아직까지 성숙되지 못했지만, 앞으로 실리콘밸리의 모델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IT 산업의 첨단을 달리는 실리콘밸리의 문화는 가장 최신의 추세로 전세계 곳곳에 널리 퍼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 산업에는 높은 연봉과 낮은 고용 안정성으로 대표되는 단기형 고용시스템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마치 스포츠팀과 같은 형태로, 회사와 개인이 2~4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개인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아 프로젝트별로 채용하고 운영되는 것이다. 소수의 핵심 인력이 발휘하는 능력이 중요한 IT 분야에서는 스타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이미 치열한 만큼, 차후에 이러한 제도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이러한 시스템은 기존 고용계약과 달리 업무를 명확히 해서 개인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아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마치 프리랜서와 같이 각 개인이 1인 기업과도 같은 형태이다. IT 분야와 같이 업종 간 장벽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기술의 변화가 매우 유동적인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경직적 인사제도로는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고용 환경은 각 개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IT 분야에 더욱 적합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IT 산업계의 일자리는 날이 갈수록 단순반복 업무가 사라지고,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직종만이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해서 업무의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단 한 사람의 노동력만으로도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전문성에 대한 높은 요구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볼 때, IT 산업계의 고용환경은 고용규모의 축소로 인한 극심한 경쟁과 엘리트 중심주의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특정 분야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IT 분야 및 산업이 형성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기술과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고 판단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나아가서, 각 산업 분야의 융합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기 때문에, IT 분야뿐만 아니라, 유관된 산업 분야에 대한 역량이 요구되는 고용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 참고자료 


- 우리나라 IT 산업의 구조변화 및 성장요인 분석, 김방룡·홍재표(2013.11.)

- SW 산업 GDP 성장 기여율,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https://spri.kr (2016.04)

-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2011.09)

- Samsung has more employees than Google, Apple, and Microsoft combined, http://arstechnica.com/ (2014.09.24)

- Silicon Valley Index 2015, http://www.jointventure.org/ (2015.02)

- TECH M 20(20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