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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경영

인터넷 전문 은행,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

인터넷의 파급력은 지구상 모든 사람의 생각을 뛰어 넘는 가공할만한 것이며, 물리적인 장벽을 뛰어 넘는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인간 사회를 이루는 대부분의 것에 관여하고 있으며, 인터넷 전과 인터넷 후로 나뉠 정도로 기존의 낡은 산업을 모두 갈아 치우고 있다. 


사회 시스템을 이루는 가장 근간이 되는 금융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미 인터넷 금융이 널리 확산되었고, 개인의 증권 거래는 대부분 인터넷으로 처리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에 따라, 지점이나 특정한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지 않고도 인터넷으로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 금융기업이 출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단지 온라인 증권사나 인터넷 뱅크에 국한되지 않고, 인터넷 크레딧 카드, 인터넷 대출 등 기존 금융기관이 맡고 있던 전방위적인 영역에 관여하고 있다. 


이제 하이테크 기업과 금융기관의 경계는 붕괴되었고 일반적인 뱅킹 서비스, 결제, 론, 신용카드, 금융상품 판매, 투자 은행 업무 등 모든 영역에 밀어닥치고 있다. 




1. 인터넷 은행, 예정된 미래 


오늘 날, 많은 거래는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나 모바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덴마크의 경우 현금 거래의 비중이 20%를 밑돌 정도로 낮아지고 있고, 이를 통해 전자 화폐 보급에 대한 실험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완전한 전자 화폐의 보급은 요원하지만, 언젠가 모든 화폐는 전자 화폐로 전환되어 인터넷 뱅킹으로 거래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많은 은행들이 물리적 한계를 넘어 많은 수의 고객을 유치할 계획을 짜고 있는데 대부분 웹이나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뱅킹의 고객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그 외에도 여러 하이테크 기업이 인터넷 은행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는데, 이는 기술의 발달로 비금융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진입장벽이 현저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공간을 구축하고, 은행원을 모집하고 전국에 ATM을 설치하는 일은 많은 리소스가 드는 행위이다. 이에 반해, 인터넷 기반의 금융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훨씬 간편하다. 


따라서, 향후 미래에는 인터넷 전문 은행 시장의 확대가 필연적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전망된다. 고가의 물리적 공간 및 설비에 인건비 등 많은 고정비가 들어가는 일반 은행에 비해 인터넷 은행의 운영 경비는 훨씬 낮고, 많은 종업원이 필요하지도 않다. 이러한 구조적 비용의 이점 덕분에 대부분의 은행보다 훨씬 수수료를 싸게 가져가고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한, 완전한 자동화가 이루어진다면,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대부분의 금융 업무가 24시간 실시간으로 처리가 가능해진다. 일부 국가에서는 특정 시간에 은행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터넷의 편리성은 생각보다 많은 이점을 지닌다. 


2. 예상되는 위험


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함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는 당연히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금융업에서 중요한 신용력 문제와 인터넷의 한계에 대한 우려가 핵심적일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전문 은행이 활발하게 도입된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계좌 이체나 잔액 조회 등 서비스의 범위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물론, 오래 전부터 온라인으로 대출이나 보험 판매, 자산관리 같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정확성이나 신뢰성 등은 여전히 기존의 은행의 모든 것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기존의 은행과 경쟁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벌인다고 하면, 이러한 부분에서 완전한 장악을 꿈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향후 상품이나 서비스의 종류와 형태를 늘리고, 기술적으로 보완할 방법이 더욱 생긴다면 이러한 부분도 일정 부분 극복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신용력에 대한 문제는 아직까지 완전하게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기존의 제1금융권 은행과 인터넷 전문 은행 중 어디에 예금을 위탁할 것인지 묻는다면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의 은행을 선택할 것이다. 특히, 비금융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해서 인터넷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을 경우에 그 신뢰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아울러, 창구직원과의 대면거래와 달리 인터넷은 소비자 스스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각종 금융 사기와 해커에게 노출되기가 더욱 쉽다는 점도 불안감을 더해주는 요소이다. 




하지만, 현재의 은행이 그 위치를 언제까지나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인터넷 은행에 비해 가장 핵심적인 강점은 금융기관으로서의 공인된 신뢰성이지만, 향후에는 인터넷 상에서 어떻게 고객을 끌어들여야 하고, 금융종합 온라인 서비스를 어떤 형태로 제공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기존에 없었던 전혀 색다른 고민에 직면하게 되면서 그 공고한 신뢰성이라는 것도 구시대의 유물이 될 지도 모른다. 차후에는 금융은 반드시 금융 네이티브의 브랜드가 주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보안기술이 강력한 IT기업이나, 기술력으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IT기업, 공신력있는 공룡기업(구글, 아마존, 야후 등) 등의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3. 곧 도래 할 인터넷 전문 은행의 시대


물론, 인터넷 전문 은행의 시도가 국내에서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1년과 2008년에도 마찬가지로 시도가 있었지만, 인터넷 은행의 재무적인 건전성과 여러가지 상황이 맞물려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 은행은 스마트폰의 출현과 기술의 발달로 인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안에 최소 1개 이상의 인터넷 전문 은행에 대한 설립을 허가할 것으로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국내에도 인터넷 전문 은행에 대한 신호탄이 쏘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에 관련된 베스트 프랙티스가 생긴다면, 그 시장의 성장세는 기하급수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에 도입되는 인터넷 전문 은행은 기존의 은행과 마찬가지로 예금 및 대출, 외국환, 신용카드업, 방카슈랑스 등 대부분의 기존 금융 업무를 할 수 있는데 특히, 기존에 100개 이상의 점포와 3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해야만 할 수 있던 신용카드업을 이러한 제한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어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기존 은행의 설립 기준인 최저 자본금 1000억원의 절반인 500억원 규모에 설립이 가능하다는 점은 비금융 기업의 인터넷 은행 진출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전문 은행의 출현은 금융 산업 전반에 전혀 새로운 혁신을 주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혁신적인 IT기업이 핀테크와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으며, 기존 금융 산업에 대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해 금융업에 대한 새로운 긴장감과 경쟁을 촉진시켜 더욱 진화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글로벌 비즈니스의 편의성이 보다 높아져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향후 인터넷 전문 은행이 어떻게 안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인터넷 전문 은행의 도입을 더 이상 미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의 금융권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 은행의 1호 주인공으로 ICT 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보수적인 금융권에 혁신의 선두에 있는 IT 업계가 진입함으로서 새로운 그림이 탄생하기를 고대하는 것이다.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어찌되었던 소비자 입장에서도, 금융권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