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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유승준의 사과로 보는 여러가지 사회적 단상

1990년대를 대표하는 우리나라의 댄스 가수이자, 국민적인 스타로 활약했던 유승준, 지난 2002년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 국적 변경 사태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으로 변경한 뒤 현재까지도 한국 땅을 밟지 못하는 안타까운 남자이다. 최근 그는 개인 미디어 채널인 '아프리카 TV'에 출연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에 나섰지만, 오히려 세금을 목적으로 한 호소라는 비판을 받으며, 더욱 더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한 때 '아름다운 청년'으로 불리던 그는 이제는 정말 나락으로 떨어져버렸다. 그를 둘러싸고 온라인 곳곳에서는 수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병역이라는 것


우리들이 몸을 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1950년대의 6.25 전쟁 이후로 장장 60여년간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살아가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반도의 긴장감을 계속해서 고조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은 국방의 의무에 대한 강한 부담을 지니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남성은 19세가 되는 해에 신체검사를 받고 현역병 판정을 받으면, 군으로 징집되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숙명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사회 전반을 강력하게 관통하고 있다. 남자만 나라를 지키냐는 형평성 문제부터 시작해 가산점, 군 내 인권문제 뿐 만 아니라, 민간사회에서도 군필, 미필에 대한 시선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으며, 각종 기업에서도 미필자의 경우 채용에 불이익을 준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스트라이커 손흥민 역시 군 문제로 인해 축구 생명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안인 것이다. 


유승준이라는 이름 덕분에 


병역에 대한 기피는 우리 사회에서 냉담하기 그지없다. 유명한 배우나 가수라도, 병역 기피를 할 경우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는 우리 모두가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유승준이라는 이름값 덕분에 더욱 강력하게 돋보인다. 한 때, 지금의 유재석과 빗댈 정도로 아름다웠던 그의 이미지와 이름값에 대한 사회적 배신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의 이야기가 언급될 때 마다,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청년이였는지, 그가 얼마나 호감가는 연예인이였는지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유승준에 대한 배신감은 더욱 극대화된다. 다른 누군가였다면 이보다는 미약했을지도 모른다. 그이기 때문에 더욱 빛나는 것이다. 




용서해주어야 하나?


사회라는 것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특정한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모두가 합의 하에 준수해야 한다. 이 규칙에 예외적인 사항이 발생했을 때, 이것을 용인하는 것은 법원이 하는 일이지만, 아무튼 예외에 대한 용인이 생기면 생길수록 해당 규칙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진다. 특정 사례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 반면교사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13년동안 고통받은 유승준을 이제는 용서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것은 그 누군가에게 또 다른 병역기피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하나의 장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사회라는 것은 융통성있게 운영되어야 하지만, 하나 둘씩 허용하는 것이 늘어날 수록 매우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법이라는 강력한 규칙이 이 사태를 규정하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에 대한 규제를 풀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