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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를 위해서

#6 개발을 해본 적 없는 당신이 개발자 채용 할 때(혹은 다른 누군가)



예시로 개발을 든 것이지만, 이것은 모든 직무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스타트업 조직은 작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라, 각 개인 하나하나가 일당백의 전사같아야 한다. 그 만큼 소수정예의 엘리트를 만나야 하는 것인데, 그 역량을 평가하는데에 있어서,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면 그것은 극도로 까다로운 작업이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해당 업무에서 자신보다 뛰어난 이들을 채용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해본 적도 없는 일을 맡길 사람을 뽑고, 매니징해야할 때가 많다. 창업자가 엔지니어링, 재무, 법률, 마케팅 등의 모든 분야에서의 인재가 필요하지만, 그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상당히 골치가 아플 것이다. 이럴 때는, 다소 우회적인 방법으로 해당 업무에 뛰어난 적임자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용인할 수 있는 약점의 선 정리 


신규 멤버를 충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약점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보는 것이다. 그 어떤 누구도 완벽할 수 없으며, 세상에는 애초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사로운 약점에 인재를 판단하지 말고, 강점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 약점의 기준에 있어서 정말 어느정도까지 그 사람의 약점을 용인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특히, 해당 직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해당 인물의 역량적 강점에 대해 파악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최소 약점 사항부터 선정하는 방식이다. 


가령, 어떤 엔지니어가 있는데, 언행이 공격적이고 태도가 반항적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조직 분위기나 창업멤버들이 그러한 사항에 대해 용인이 가능하다면 모르지만,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상황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조직 문화나 멤버들의 신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악의 약점을 선정하고, 그 이외에는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하다면 용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그 약점이라는 것은 직무와 부서의 특성에 따라 모두 달라지기 마련이다. 혼자 일을 하는 시간이 많고, 타 부서와 협업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작은 임무를 지닌 임원이라면, 소통 능력이나, 팀워크에 미숙한 부분은 충분히 용인할 수 있다. 반대로, 팀 리더라던가, 긴밀한 협업이 많이 필요한 직책이라면, 능력이 조금 부족할지라도 리더십이나 팀워크가 월등한 멤버를 채용하는 것이 옳다. 




* 객관적 사실 확보하기


누군가를 채용할 때 있어서 가장 큰 함정은 단순한 이미지나 느낌 등으로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이다. 특히, 특정 직무에 대해 이상적인 인재상을 세워놓고 채용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예를 들면, 디자이너라면 무언가 감각적인 눈빛이 빛나야 하고, 개발자라면 후줄근한 티셔츠에 무언가 꼬질꼬질한 인상을 풍겨야 한다는 식이다. 그런 기준으로만 인재를 채용한다면, 수 많은 인재를 놓치게 될 것이다. 


또한, 당신이 현재 채용하고 있는 인재는 바로 당신과 회사의 명운을 함께할 실제적인 인물이다. 다른 여러 회사와 비교해서 그 인재의 레퍼런스나 이미지 등을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순수하게 해당 인재가 우리 회사의 특정 조직에 세부적인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세일즈맨이라면, 화술이 능통하고 무조건 외향적인 기운을 풍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제품을 어떻게 확실하게 팔아 치울 수 있을 것인지 그 상황에 입각해 해당 인재의 면면을 검토해야 한다. 






* 레퍼런스 체크


이제 이정도까지 해당 인재에 대해 고려했다면, 레퍼런스 체크를 이용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당신은 해당 직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와 함께 일을 했던 멤버들에게 직접 나서서 레퍼런스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레퍼런스 체크에는 '해당 인재가 직접 소개한 인물'에게서 체크하는 방법이 있고, '해당 인재가 소개하지 않았지만, 그와 과거 함께 일을 했던 인재'에게서 체크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방법에서 대체적으로 후자의 방법은 상당히 객관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이다. 해당 인재와 함께 일을 해왔기 때문에, 그의 역량과 장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해당 인재와 감정적인 부분으로 엮여 그의 역량과 별개로 그저 깍아내기 식의 답변을 들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자의 방법 역시 놓쳐서는 안된다. 물론 해당 인재가 직접 소개한 만큼, 둘이 어느정도 합을 맞췄겠지만, 레퍼런스를 체크해주는 인물 역시 자신의 평판과 보증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해당 인재에 대해 정말 근거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의 진가에 대해 보다 더 준비된 자세로 소상하게 설명해줄 지도 모른다. 




* CEO의 최종 결정


이렇게 일련의 방법으로 해당 인재에 대해 파악했다면, 역량과 더불어 조직의 니즈, 조직 문화, 임직원들 간의 조화 관계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CEO가 직접 판단해야 한다. 이 모든 상황과 더불어 비전을 수호하고 있는 사람은 CEO 뿐이기 때문이다. 


가령, 해당 인재의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되어도, 그가 무언가를 할 때 마다 방해하거나 협조하지 않는 임원이 있다면, 그는 적응하기가 상당히 힘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해당 인물의 역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지나치게 정치적이거나, 조직 분위기를 파괴할 것 같다면 여러모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CEO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결정적으로, 이 채용에 대해 수 많은 임원들과 합의를 도출해 결정하려고 하면, 해당 인재의 강점은 파묻히고 약점만 부각되어, 약점이 적은 인재를 채용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결국 CEO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상황을 연출해야 할 것이다.